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미국 정부와 특허청(USPTO)에서는 AI 특허를 촉진하고 지식재산권 체계를 정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AI 특허 장려 정책은 기업과 연구기관이 AI 분야에서 활발히 혁신을 일으키고, 그 결과물을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미국의 AI 특허 정책 현황과 그 영향, 법적·윤리적 쟁점, 국제 비교, 그리고 기업을 위한 전략적 시사점을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특허청은 AI 분야의 발명을 장려하기 위해 정책과 지침을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있습니다. 2020년대 들어 AI 관련 특허 출원은 빠르게 증가하여, 2002년 대비 연간 AI 특허출원이 두 배 이상 증가했고 2018년 이후로도 33% 이상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에 대응하여 USPTO는 2025년 1월 “USPTO AI 전략”을 발표하며, AI 혁신을 촉진하고 책임 있게 보호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이 전략에는 포용적인 AI 혁신 촉진, USPTO 내부 AI 역량 강화, AI의 책임 있는 활용 장려, 전문인력 양성, 국내외 협력 등의 중점 과제가 포함되어 있으며, 미국이 AI 시대의 특허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방향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특허 심사 측면에서도 AI 관련 발명에 대한 심사지침이 구체화되었습니다. 2024년 2월에는 “AI 보조 발명의 발명자 심사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어, AI가 관여된 발명이라도 인간 발명자가 실질적인 기여를 한 경우 특허를 받을 수 있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단지 AI에 문제를 입력하고 해결안을 받는 정도만으로는 인간 발명자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되었으며, 궁극적으로 특허법상 발명자는 인간이라는 원칙이 확인되었습니다(미 연방순회항소법원 Thaler v. Vidal 판결). AI 자체는 발명자로 인정되지 않지만, 인간이 AI를 도구로 활용해 창작한 발명은 특허 보호 대상이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여, AI 활용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4년 7월에는 AI 발명의 주제 적격성(특허적격 주제)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업데이트되어, AI 기술에 대한 특허 심사 기준을 구체화하였습니다. 미국 특허법 35조 101항 및 Alice 판례에 따른 추상적 아이디어 여부 판단에서, AI 관련 발명도 구체적인 기술 적용이나 개선을 동반하면 특허가 가능하다는 원칙이 명시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AI 알고리즘이나 모델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추상적 개념으로 거절될 수 있으나, 특정 산업 응용이나 기술 문제 해결을 분명히 제시한다면 특허를 받을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AI 특허 장려를 위한 각종 지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3년 10월 바이든 행정부의 AI 관련 행정명령을 통해 USPTO가 AI와 특허 이슈에 관한 추가 지침을 마련하도록 지시한 바 있으며, 이로 인해 발명자 요건과 특허적격성 분야에서의 세부 조치가 강화되었습니다. USPTO는 2022년부터 AI/첨단기술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운영해 업계와 학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정책 개발에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우선심사 프로그램 등 신규 발명자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통해 혁신적인 스타트업이나 연구자가 더욱 빠르게 특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또한 「국가 AI 이니셔티브법」과 「CHIPS 및 과학법」 등도 AI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와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역시 장기적으로 특허출원을 통한 AI 분야 성과 창출에 긍정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USPTO의 2025년 AI 전략 보고서는 크게 다섯 가지 *중점 추진 분야(AI Focus Areas)*를 제시합니다.
미국의 AI 특허 장려 정책은 기업과 연구기관의 혁신 활동에 직접적인 파급효과를 미칩니다. 우선, USPTO의 명확해진 심사 지침으로 인해 AI 분야 특허 출원인은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게 갖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들은 새로운 AI 알고리즘이나 모델을 개발할 때, 인간 발명자가 어떻게 기여했는지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미리 마련하고 출원서에 기술함으로써 특허 취득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는 과거에는 AI를 활용한 연구결과물이 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했던 것에 비해, 기업이 안심하고 AI R&D에 투자할 수 있는 동기가 됩니다.
또한 USPTO의 AI 관련 발명 특허적격성 기준 마련은 기업이 어떤 AI 기술 요소를 강조하면 특허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실제로 미국의 대표 기업들은 빠르게 AI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2023년 기준으로 보면, IBM은 AI 관련 특허를 총 7,000건 이상 보유해 선두를 달리고 있고, 구글도 5,000건에 육박하는 AI 특허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AI 기술력을 지식재산권으로 보호받아 시장 우위를 구축하고, 투자 유치나 기술 라이선싱에 우호적인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스타트업에게는 미국 특허 확보가 기술력과 독점권을 입증하는 지표가 되므로, 후속 투자나 기업 가치 상승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예컨대 자율주행 AI 스타트업이 핵심 알고리즘에 대해 미국 특허를 확보하면 대기업과의 제휴나 인수·합병(M&A) 시 협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연구기관과 대학도 특허 장려 정책의 혜택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대학 연구소가 창출한 AI 기술을 특허로 보호할 경우 기업 이전이나 스핀오프 창업으로 이어지기 쉬우며, 정부 지원 프로그램도 이를 활발히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명확한 특허 보호 체계와 정부 지원이 결합해, 기업과 연구소 모두에서 AI 연구개발 → 특허출원 → 사업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한편 2024년 발표된 USPTO 지침은 인간 발명자가 한 “의미 있는 기여(significant contribution)”가 존재하면 AI 보조 발명도 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음을 명시하여, 인간과 AI가 협업하는 발명에 대한 균형점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디까지가 인간 발명자의 기여로 인정될지에 대한 판단은 사안마다 다를 수 있어, 여전히 법적 분쟁의 여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이에 대비해 기업들은 발명 아이디어의 착상 과정과 AI 활용 과정을 문서화해두고, 인간 발명자의 개입을 증명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특허 보호 범위를 둘러싼 이슈도 중요합니다. AI 알고리즘이나 수학적 모델은 추상적 아이디어로 간주될 위험이 높아, Alice 판결 이후 소프트웨어 및 AI 관련 발명이 특허를 받으려면 구체적 기술 효과를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화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발명했을 경우 단순히 알고리즘 자체가 아니라, 이를 적용해 어떤 산업적·기술적 개선을 이뤘는지를 함께 청구항에 기재해야 특허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는 AI 발명을 하는 이들에게 기술 응용 관점에서 발명을 정의하도록 유도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지식재산권 침해와 라이선싱 문제 역시 AI 분야에서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AI 기술은 다양한 모듈과 알고리즘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단일 제품이나 서비스에 여러 특허가 중첩되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자사의 AI 기술이 타인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도록 ‘자유 실시(FTO) 조사’를 통해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하면 라이선스를 체결하여 분쟁 가능성을 줄이려 합니다. 또한 AI 모델이 생성한 결과물이 타인의 특허를 침해하는 경우 책임 소재가 누구에게 있는지 등에 대한 법적·정책적 해석도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AI가 특허받은 디자인이나 회로를 생성했을 때 이를 적용한 제품에서 침해가 발생한다면, 개발자인가 사용자인가 하는 문제들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USPTO에서는 AI가 선행기술 판단, 평균적 기술자 기준, 진보성 평가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공개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며 향후 법리를 정립해나가고 있습니다.
라이선싱 측면에서는, AI 특허를 매개로 한 협력과 갈등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방대한 AI 특허 포트폴리오를 상호 교차 라이선스해 분쟁을 줄이고 기술 활용을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컨대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은 AI 분야 특허를 대거 보유함과 동시에 표준화 기구나 오픈소스 커뮤니티에도 기여해, 필요한 경우 일부 특허를 공개하거나 특정 조건으로 라이선스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특허 트롤 또는 경쟁사들 간에는 AI 특허 분쟁이 새로운 전장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는 “과도한 특허 독점이 오히려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윤리적 논쟁과도 연결됩니다. 일부 연구 커뮤니티에서는 핵심 알고리즘이나 모델은 공개·공유를 통해 빠르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여, 독점적 특허 보호와 기술 혁신 사이의 균형점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AI 특허 정책을 국제적으로 비교해보면, 중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와의 뚜렷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중국은 특허 출원 건수 측면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에서 출원된 생성형 AI 발명 건수는 미국의 약 6배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특히 2023년 한 해에만 전 세계 생성형 AI 특허의 상당 부분을 중국이 차지했으며, 중국 정부는 강력한 AI 육성 정책을 통해 자국 특허 확보를 국가 차원의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일부 지방정부에서 특허 출원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양적 성장을 장려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2022년에만 약 4만 건의 AI 특허가 중국 발명가들에게 부여되어, 미국의 약 9천 건과 큰 차이를 보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양적 우위에 비해 질적 부분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미국 NSF 통계에 따르면, 중국 AI 특허의 평균 피인용수는 미국 AI 특허보다 훨씬 낮은 편입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의 특허가 주로 자국 내에서만 활용·인용되고, 국제적 파급력이 크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화웨이, 텐센트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상당수 중국 기업이 해외 출원보다는 자국 내 특허 확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미국 기업들은 미국 특허뿐 아니라 PCT 국제출원을 통해 글로벌 권리 확보에도 적극적입니다. 삼성전자나 인텔과 같은 글로벌 기업은 다수 국가에서 특허를 취득해 국제 지재권 전략을 펼치기도 합니다.
유럽은 AI 특허 정책에서 비교적 엄격하고 일관된 기준을 유지하며, “AI 발명의 발명자는 인간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또한 유럽특허청(EPO)은 AI 관련 발명에 대해 “구체적인 기술적 목적 또는 기술적 구현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판단합니다. 순수한 알고리즘이나 수학적 방법은 특허로 보호하지 않지만, 예컨대 영상 데이터를 처리해 노이즈를 제거하는 구체적인 AI 방법처럼 기술 효과가 드러나는 발명은 특허를 허용합니다. 이는 미국의 추상성 판단과 유사하나, 유럽은 명세서에 AI 알고리즘과 훈련 데이터를 재현 가능하도록 충분히 기재할 것을 더 엄격히 요구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은 AI Act 등을 통해 AI 규제와 윤리·안전에 관한 논의도 선도하고 있습니다. 특허 분쟁 측면에서는 미국에 비해 유럽이 손해배상 규모나 절차 측면에서 제한적이지만, 2023년 도입된 유니파이드 특허법원(UPC)으로 인해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일원화된 특허 보호가 가능해져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일본과 한국은 AI 특허 분야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한국과 일본은 각각 연간 1,500건 이상의 AI 특허를 출원하며 뒤를 잇고 있으며, 일본 특허는 피인용 지표가 중국에 비해 높은 편이라 특허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독일 역시 AI 특허의 평균 피인용수가 높고, Siemens, Bosch 등 전통 제조업 강자가 AI 기술을 접목해 산업 응용 중심의 특허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제 비교에서 미국의 강점은 안정적인 특허법 체계와 집행력에 있습니다. 미국은 특허 소송을 통한 권리 구제가 활발하며, 배심 재판으로 인한 대규모 손해배상 판결도 가능해, 취득한 특허를 사업 보호 수단으로 활용하기 유리합니다. 반면 중국은 등록은 빠르지만 외국 기업들이 특허를 실효성 있게 집행하기까지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따라서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중국·유럽 각각의 제도적 특성과 강약점을 고루 고려해 IP 전략을 세우는 추세입니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기술은 현지에서 특허를 적극적으로 확보하되, 핵심 원천기술은 미국과 유럽에서도 특허를 취득해 국제적 권리를 수립하는 ‘투트랙 전략’이 대표적입니다. 또 지역별로 다른 특허 심사 기준(미국의 Alice 판례 기준, 유럽의 기술적 효과 기준 등)에 맞춰 명세서와 청구항을 조정해 출원하는 등 섬세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AI 특허 장려 정책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시려면, AI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전략을 고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의 AI 특허 장려 정책은 명확해진 제도와 정부 지원을 통해 AI 혁신 주체들에게 분명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과 연구자들이 AI 기술을 더욱 과감하게 개발하고 성과를 지식재산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줌으로써, AI R&D 투자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법적·윤리적 쟁점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으므로, 이를 현명하게 관리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미국을 포함해 글로벌 주요국의 특허 제도를 면밀히 비교하고, 지역별로 다른 심사 기준에 대비해 특허 전략을 세우는 기업만이 AI 기술과 IP 경쟁에서 앞설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은 향후 AI 분야의 패권 경쟁 속에서 막강한 자산이 되며, 동시에 방어막 역할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AI 특허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기업의 역량을 극대화하시길 바랍니다.
참고 자료:
미국 특허청 AI 발명 심사지침(Federal Register 2024)
Thaler v. Vidal 판결 요약
https://crsreports.congress.gov/product/pdf/LSB/LSB11251#:~:text=Thaler%20v,may%20not%20be%20listed%20as
USPTO AI 전략 보고서(2025)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AI 특허 통계
NSF 과학지표 보고서(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