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상장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했지만 전통적인 재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입니다. 2005년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되었으며, 2013년 이후 전 산업 분야로 확대되었습니다. 2023년까지 약 150~190개의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특히 2019년 이후 매년 20개 이상의 기업이 기술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할 만큼 활발해졌습니다. 현재 코스닥 신규 상장의 상당수가 기술특례상장 루트를 통해 이뤄지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되었습니다.
기술특례상장의 절차는 일반 상장과 기본적으로 비슷하나, 상장 전 “기술성 평가” 단계를 추가로 거치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업은 먼저 증권사와 주관사 계약을 맺고,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2개의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 평가에서 최소 한 곳에서 A등급, 다른 한 곳에서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상장 예비심사 청구 자격이 주어집니다. (일부 예외적으로 딥테크 기업이나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 등은 1개 기관의 평가만으로도 A등급 이상이면 되는 특례가 있습니다.) 기술평가를 통과하면 그 결과와 함께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이후에는 증권신고서 제출, 공모 등의 과정을 거쳐 상장이 완료됩니다.
기술특례상장은 재무 요건(예: 매출, 이익 요건 등)을 크게 완화해주는 대신, 기업의 기술성과 성장성을 면밀히 심사합니다. 따라서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자신의 핵심 기술의 혁신성과 시장 경쟁력을 입증하는 데 집중해야 하며, 이때 기업이 보유한 특허 포트폴리오가 중요한 증빙 수단으로 작용합니다.
기술특례상장 심사에서 특허는 기업의 기술력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지표 중 하나입니다. 기술평가 항목에는 기술의 혁신성, 차별성, 완성도, 경쟁우위, 모방 난이도 등이 포함되는데, 각 요소에서 특허는 중요한 증거로 활용됩니다.
1) 차별성 입증
특허는 신규성과 진보성을 심사받아 등록되므로, 해당 기술이 기존에 없던 기술임을 입증합니다. 특히 미국, 유럽, 일본 3극 특허청 모두에서 등록된 특허는 기술의 혁신성과 독창성을 강력히 뒷받침하는 증거로 평가됩니다. 선진국에서도 인정받은 특허 기술이라면 그만큼 신뢰도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기업이 경쟁사보다 먼저 특허를 확보했다면, 후발 주자의 모방이 곧 특허 침해임을 역으로 강조함으로써 우리 기술의 선도적 우위를 부각시킬 수 있습니다.
2) 기술 신뢰성과 완성도
기술특례 심사에서 해당 기술이 얼마나 검증되고 신뢰할 만한지도 평가합니다. 이때 핵심기술이 자체 개발됐는지, 혹은 라이선스받은 것인지를 보며, 관련 특허가 등록되어 있는지를 중요한 지표로 삼습니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도 특허 등록이 되어 있다면 “기술의 신뢰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그 기술이 글로벌 수준에서도 통용될 만큼 완성도가 높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3) 기술 자립도
기업의 주력기술이 타사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제품/서비스를 구성하는지 여부도 평가합니다. 이때 해당 기술을 보호하는 특허의 청구범위가 중요한데, 특허 권리범위가 제품과 서비스를 충분히 포괄할 만큼 넓어야 자사의 핵심기술로 완성한 제품을 온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핵심기술과 직접 관련된 특허가 거의 없거나 권리범위가 협소하다면, 핵심기술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40여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도 핵심기술을 커버하는 특허가 한 건뿐이어서 기술특례상장에 실패한 사례도 있습니다. 따라서 특허의 양보다 “질”, 즉 핵심기술을 전방위로 보호하는 특허의 존재가 중요합니다.
4) 모방 난이도와 진입장벽
특허는 경쟁사의 모방을 법적으로 막아주는 수단이므로, 폭넓은 특허권 보유는 기술 모방 난이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입니다. 평가기관은 해당 기술이 특허 등 지재권으로 얼마나 폭넓게 보호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데, 후발 경쟁사가 기술을 따라하려 할 때 자사의 특허권을 침해할 정도로 포괄적인 권리범위를 확보했다면 “모방이 어려운 기술”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기술특례상장의 기술평가 모델에도 반영되어 있으며, 광범위한 특허 확보가 곧 경쟁우위의 증거로 여겨집니다.
5) 지식재산(IP) 관리 역량
2021년부터 기술평가 항목에 지식재산 관리의 정성적 평가가 강화되었습니다. 이제 단순히 “특허를 몇 건 보유했는가”를 넘어서, 기업이 특허·상표 등 IP를 얼마나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있는지를 봅니다. 전문평가기관은 기업이 독립적인 IP 전담 조직과 인력을 갖추었는지, 국내외 핵심시장에 핵심특허를 확보했는지, 특허를 통해 시장 진입장벽을 구축하고 있는지, 보유 특허의 질적 수준은 어떤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따라서 기술개발과 IP 확보를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핵심기술에 대한 특허를 국내외에 전략적으로 확보하여 양질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IP-R&D를 통해 R&D 기획 단계부터 특허를 염두에 두고 전략을 세우거나, FTO(Freedom to Operate) 분석으로 우리 기술이 타사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지 검토하는 등 체계적인 IP 관리 노력을 실제 수행하고 있다면 높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6) 기술인력의 전문성
기술특례상장 평가에서는 기업의 핵심 R&D 인력도 심사 대상으로, 연구인력이 해당 분야에서 얼마나 전문성과 성과를 갖추었는지를 평가합니다. 이때 단순한 학력이나 경력뿐 아니라, 연구인력이 실제로 특허 발명자로 참여한 경험이 있는지도 중요하게 봅니다. 즉 연구자가 특허 출원·등록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만큼 해당 인력이 활발히 기술개발에 기여하고 있다는 증거로 간주되어 긍정적인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곧 특허 활동이 팀의 기술역량을 보여주는 지표임을 의미합니다.
정리하자면, 특허는 기술특례상장 심사의 여러 측면에서 기업 기술의 혁신성, 차별성, 보호 수준을 증명하는 핵심 자료입니다. 잘 준비된 특허 포트폴리오는 평가자들에게 우리 기술의 독창성과 경쟁력을 효과적으로 각인시켜 주어, 기술성 평가 통과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반대로 특허 전략이 부실하면 기술력이 좋아도 낮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므로, 특허 없이 기술특례상장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하거나 완료한 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들 역시 특허를 매우 중요한 가치 지표로 평가합니다. 기술특례상장은 대개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한 성장 초기 기업이 많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의 미래 성장성과 기술적 경쟁력을 가늠해야 합니다. 이때 특허 포트폴리오는 투자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됩니다.
1) 기술 독창성과 경쟁우위의 증빙
풍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그 기업의 기술이 다수의 혁신적 아이디어로 무장되어 있고, 경쟁사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독창적 영역을 개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특허로 보호된 기술이라면 시장 경쟁력과 차별화 요소가 확실하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특허 포트폴리오는 단순한 기술 보호 수단을 넘어 기업의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되며,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투자 가치 핵심으로 여겨집니다. 탄탄한 특허를 갖춘 기업은 향후 기술이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투자자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갑니다.
2) 기업 가치 향상과 신뢰 구축
특허는 무형자산으로서 기업 가치 평가에 긍정적인 기여를 합니다. 기술특례상장의 경우 기업의 기술력이 곧 기업 가치의 핵심이 되는데, 견고한 특허 포트폴리오가 있으면 기업의 총체적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상장 심사 단계에서도 특허는 기업 가치 평가의 중요한 부분이고, 상장 후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컨대 라이선싱(기술이전)을 통해 추가 수익 창출 가능성이 있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면 투자자들은 그 기업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실제로 어떤 기술이 특허 라이선스 수입이나 향후 기술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이는 투자 매력 요소로 작용합니다.
3) 법적 보호와 리스크 관리
투자자들은 투자 대상 기업의 기술 보호 수준과 법적 리스크에도 민감합니다. 특허는 기업 기술을 법적으로 보호하여 경쟁사의 무단 모방을 차단하는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에, 기업이 핵심특허를 갖고 있으면 시장 점유 지속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상장 이후에도 특허는 기업의 기술을 지켜주는 방패막 역할을 하여,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고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게 합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해당 기업이 안정적인 투자처임을 느끼게 해주며, 장기적인 신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가 없다면, 향후 분쟁이나 모방 위험이 크다고 보고 투자를 주저할 수 있습니다.
4) 수익 모델 다변화
상당수 투자자들은 특허를 통한 수익 창출 가능성에도 주목합니다. 예를 들어, 보유 특허를 활용한 기술이전, 라이선스 아웃 또는 특허 판매 등의 기회가 있는지 검토합니다. 특히 바이오 분야의 경우 아직 제품 매출이 없어도 특허로 신약 후보 물질을 보호하고 있다면 대형 제약사에 라이선싱하거나 공동개발로 이어져 거액의 기술료 수입을 얻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기술 거래의 옵션 가치는 투자 판단에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기업 설명서를 볼 때 특허 포트폴리오 현황, 핵심특허 목록과 그 활용 전략을 꼼꼼히 따져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은 특허 포트폴리오를 그 기업의 경쟁력 지표이자 위험 방어 수단으로 인식합니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투자할 때 “이 기업이 가진 기술이 얼마나 독점적으로 지켜질 수 있는가?”, “향후 특허로부터 어떤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가?” 등을 고려한다는 것입니다. 잘 구축된 특허 포트폴리오는 투자자에게 해자(moat)와 같은 안정감을 주어 투자 유치를 용이하게 하고, 향후 M&A나 추가 자금조달 시에도 기업의 가치를 높여주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결국 특허 없는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투자 생태계에서도 특허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창업자라면 기술특례상장을 목표로 할 때 초기에부터 명확한 특허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살펴봤듯이 특허는 평가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기업의 기술력과 미래성을 어필하는 핵심 수단이므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다음은 기술특례상장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특허 활용 방법과 전략적 조언입니다:
1) 핵심기술에 대한 철저한 특허 확보
자신의 핵심 기술(Core Technology)을 식별하고, 그 기술을 포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특허를 확보해야 합니다. 단순히 주변 기술이나 부가 요소에 대한 특허보다, 회사 운명을 좌우할 핵심 기술에 대한 원천특허를 가장 먼저 챙기세요. 특허를 출원할 때는 핵심 기술의 구현 범위를 최대한 넓게 커버하는 청구항을 구성하여, 경쟁사가 비슷한 기술로 우회하기 어렵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핵심 기술 영역에 이미 경쟁사의 특허가 존재한다면, 특허 회피 설계를 고민하거나 필요 시 라이선스-in도 검토하여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핵심특허 없이 부수적 특허만 여러 건 있는 경우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우므로, “이 기술분야에서 우리만의 원천특허를 가지고 있다”는 스토리를 만들도록 합니다.
2) 특허 포트폴리오 로드맵 수립
회사의 기술 개발 로드맵과 연동한 특허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하세요. 예를 들어, 앞으로 2-3년 내 개발할 제품/서비스를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특허 출원 계획을 짜두는 것입니다. 많은 기술특례상장 성공 기업들을 보면, 상장 준비 과정에서 특정 시점에 특허 출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패턴을 보입니다. 이는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고 특허 전략, 체계, 로드맵을 정비하며, 한꺼번에 다수의 특허를 출원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도 상장을 염두에 두었다면, R&D 성과를 특허로 빠짐없이 확보하면서 출원 건수를 꾸준히 늘려가는 전략을 펼쳐야 합니다. 다만, 출원 시기는 분산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너무 촉박하게 한두 해에 몰아서 출원하면 심사 지연 등으로 상장 심사 시점에 특허들이 등록되지 못한 채 남을 수 있으므로, 적어도 상장 2-3년 전부터 계획적으로 출원해 두는 게 좋습니다.
3) 국내뿐 아니라 해외 주요 시장까지 특허 확보
글로벌 특허 전략도 중요합니다. 기술특례 평가에서 3극 특허(미국·유럽·일본) 보유 여부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고, 투자자들도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을 가늠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PCT 국제출원이나 해외 개별 출원을 통해 주요 해외시장에 특허를 확보하세요. 특히 미국 시장은 기술 가치 평가에서 빼놓을 수 없으므로, 미국 특허는 가급적 주요 기술별로 한두 건 이상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컨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도 미국에 특허를 등록하면 기술 신뢰성이 한층 올라간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자원이 한정된 스타트업이라면 출원 전략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데, 자사의 핵심 비즈니스와 직결되는 국가부터 공략하고 추후 여력이 생길 때 범위를 넓히는 식으로 계획하면 됩니다. 이때 해외 출원 비용이 부담될 수 있으므로, 정부의 해외 특허출원 지원사업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4) 특허의 “권리성” 강화
단순히 특허 건수를 늘리는 것 못지않게, 각 특허의 권리 행사 가능성(권리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권리성이란 특허가 실제 분쟁 시 유효하게 유지되고 침해를 막아낼 수 있는 힘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특허 청구항이 너무 좁거나 모호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명확하고도 폭넓은 청구항으로 경쟁 제품이 조금만 변형되어도 여전히 침해에 걸리도록 작성해야 합니다. 또한 특허가 등록되었다고 끝내지 말고, 사후에 분쟁 대비 분석을 통해 치명적인 선행기술이 발견되면 특허를 보완하거나 출원 분할(divisional) 등을 통해 권리범위를 조정하는 노력도 해야 합니다. 특허 포트폴리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급적 전문 변리사의 조력을 받아 특허 명세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앞서 언급된 사례들에서도 “권리성”을 중점에 둔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이 성공적인 기술성 평가로 이어졌습니다.
5) IP 관리 조직과 전문가 활용
스타트업이라도 가능하다면 내부에 IP 담당자를 두고 특허 관리를 체계적으로 수행하세요. 초기에는 비용 문제로 전담 조직이 힘들다면, 외부 IP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허법인이나 전문 컨설턴트들이 제공하는 기술특례상장 컨설팅 서비스가 있으니, 이를 통해 평가항목별 준비사항을 점검받고 보완해야 할 특허 영역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예컨대, 전문평가기관 출신 전문가에게 미리 우리 회사 특허 포트폴리오에 대한 모의 평가를 받아보면, 부족한 부분(핵심 특허의 부재, 권리범위의 미비 등)을 조기에 파악해 개선할 수 있습니다. 또한 향후 상장 심사 대비를 위해 IP 관련 자료 정리(특허 목록, 기술과의 연관성 설명 등)를 지금부터 준비해두면 상장서류 작성 시 수월합니다. 투자 유치 단계에서도 특허 현황 자료를 요구받는 경우가 많으므로, 특허 관리대장을 체계화하고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리뷰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6) 지속적인 특허 확보와 유지
특허 전략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과정입니다. 기술특례상장 준비 단계에서만 특허를 몰아서 출원하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상장 후에도 꾸준히 R&D 투자와 특허 출원을 이어가야 합니다. 상장 이후 기업의 성패는 혁신의 지속 여부에 달려있는데, 투자자들에게는 특허를 통해 꾸준한 기술개발이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것이 신뢰를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또한 상장 후에는 공개기업으로서 경쟁사의 견제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오히려 더 강력한 특허로 무장해야 합니다. 이미 받은 특허라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여 경쟁사 특허와 겹치는 부분은 없는지, 필요하면 특허 대응 전략(이의신청, 무효심판 등)도 검토해야 합니다. 트렌드 변화에 따른 신규 분야 특허도 선점해 두면 향후 사업 확장 시 유용한 포트폴리오가 될 것입니다. 결국 “한 번의 특허전략”이 아니라 기업 성장 단계마다 업그레이드되는 특허전략이 필요합니다.
이어서, 특허 전략을 통해 기술특례상장에 성공한 사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특허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투자자 신뢰를 얻고 상장에 이른 기업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사례를 통해 앞서 언급한 원칙들이 어떻게 현실에서 적용됐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1) 나노브릭(Nanobrick) – 나노소재 기술
나노브릭은 2019년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나노 소재 전문 기업입니다. 상장 당시 기술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A, AA를 받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이 기업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원천 나노입자 제어 기술에 대한 탄탄한 특허 보호였습니다. 나노브릭은 자사의 핵심 플랫폼 기술(액티브 나노플랫폼)에 대해 국내외에서 특허를 다수 확보하여 원천기술을 철저히 방어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당사의 나노입자 제어 관련 원천기술은 국내외 특허로 보호받고 있다”는 내용을 강조해 왔습니다. 국내 특허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해외 특허도 보유하여 기술 신뢰성을 높였고, 이를 바탕으로 보안 소재, 바이오 소재, 디스플레이 소재 등 다양한 응용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특허 포트폴리오로 구축한 진입장벽 덕분에 경쟁사들의 모방을 차단하고 여러 분야에서 독자적 시장 지위를 확보한 것이 높은 평가로 이어졌습니다. 이 사례는 핵심 기술에 대한 국내외 특허망 구축의 중요성을 잘 보여줍니다.
2) 루닛(Lunit) – 의료 AI 기술
루닛은 AI 기반 의료진단 솔루션 기업으로, 2022년 코스닥에 기술특례로 상장했습니다. 딥러닝을 활용한 폐암·유방암 영상 진단 AI로 유명한 이 기업은 한국 의료 AI 기업 최초로 기술평가에서 AA-AA 등급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루닛의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FDA 승인 및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이루어졌지만, 그 이면에는 방대한 특허 포트폴리오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루닛은 120건 이상의 딥러닝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자사의 AI 알고리즘과 제품의 정확도를 99%에 가깝게 끌어올려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처럼 수십 건의 AI 특허로 핵심 기술을 촘촘히 보호한 덕분에, 후발 경쟁자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데이터 자산과 기술 장벽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도 주목받으며 상장 후에도 꾸준히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스타트업도 대규모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고, 이것이 기술특례상장 심사와 상장 후 시장에서 모두 신뢰를 얻는 기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3) 쓰리빌리언(3billion) – 디지털 헬스/유전체 AI
쓰리빌리언은 희귀질환 유전자 진단을 위한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으로, 2024년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며 한국발명진흥회와 SCI평가정보로부터 모두 A등급을 받아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유망 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전 세계 50여 개국에 희귀질환 진단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데, 상장 준비 과정에서 특허 전략이 빛을 발했습니다. 쓰리빌리언은 국내 특허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도 활발하게 특허를 출원해왔으며, 특히 특허의 권리성 강화에 주안점을 두어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고 합니다. AI 알고리즘 및 유전체 분석 기술과 관련하여 핵심 특허를 선점하고, 관련 기술들을 주변 특허로 폭넓게 감싸 안음으로써 독보적인 기술력을 지재권으로 공고히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벤처스타트업 특허대상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이는 스타트업의 IP 전략 모범 사례로 평가됩니다. 초기 스타트업이라도 글로벌 특허 확보와 권리 강화 전략으로 단기간에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며, 투자자들 역시 이 회사의 특허 자산을 높이 사 벤처투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4) 코난테크놀로지(Konan Technology) –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코난테크놀로지는 AI 기반 검색엔진·자연어처리 기술로 2022년 코스닥에 기술특례상장한 소프트웨어 기업입니다. 설립 20년 차에 상장하여 업력이 길었지만, 평가에서는 새로운 AI 기술 개발을 통한 성장스토리와 관련 특허 확보를 강조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오랜 기간 축적한 검색엔진 기술에 더해 딥러닝 기반 신규 제품군을 개발하면서 이에 대한 특허도 추가로 확보, 옛 기술+신기술 모두 특허로 보호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그 결과 기술평가에서 우수한 등급을 받았고 상장에 성공했습니다. 이미 성숙한 기술을 가진 기업도 지속적인 특허 확보와 기술 혁신을 통해 기술특례상장에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이 밖에도 바이오 기업들(신약 개발 등)은 특허가 곧 기업 가치인 경우가 많아 기술특례상장의 단골 성공 사례입니다. 예를 들어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물질특허와 용도특허를 탄탄히 보유한 기업은 기술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상장 후에도 높은 시가총액을 형성합니다. 한편, 특허전략이 미흡하여 상장 후 고전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 중 상당수가 공모가 이하로 주가가 내려갔다는 통계는, 상장 후 기술개발 모멘텀이 떨어지거나 투자자 신뢰를 잃은 경우가 적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이 역시 상장 후에도 이어지는 특허 전략의 중요성을 방증합니다.
기술특례상장을 통한 성공은 탁월한 기술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지식재산 전략이 만날 때 비로소 현실이 됩니다. 특허는 단순한 기술 문서가 아니라, 스타트업의 미래 청사진이며 투자자의 믿음을 담보하는 약속입니다. 특허 포트폴리오가 잘 갖춰진 기업은 상장 심사관에게도 “이 회사는 준비된 기술기업”이라는 인상을 주고, 투자자에게도 “이 회사의 기술은 지켜질 가치가 있다”는 신뢰를 줍니다.
물론 특허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특허 + 알파, 즉 사업화 전략, 팀 역량, 시장성 등도 고루 중요합니다. 그러나 기술특례상장의 근본 취지가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상장인 만큼, 그 신뢰를 구축하는 데 특허만큼 효과적인 무기는 드뭅니다.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위에서 소개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자사의 특허 현황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은 채우며,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상장은 새로운 출발에 불과합니다. 상장 후에도 특허 전략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시장과 기술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기업은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지식재산을 축적해야 합니다. 꾸준한 R&D 투자와 이에 따른 특허 출원, 전략적 IP 관리가 뒤따를 때 비로소 기술특례상장의 성공이 기업의 장기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