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 불행사 확약의 전략적 활용과 법적 고려사항

파인특허
April 3, 2025

현대 기업 환경에서 특허는 단순한 독점권이 아닌 복합적 전략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권리 불행사 확약(Covenant Not to Sue)'은 특허권을 보유하면서도 선택적으로 행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통해 더 큰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는 IP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권리 불행사 확약의 다양한 전략적 활용법과 법적 함의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기술 표준 확산과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적 개방

특허권을 선택적으로 행사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해당 기술을 사실상의 표준(de facto standard)으로 만들어 시장 규모를 확대하는 전략적 판단입니다. 테슬라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2014년 테슬라는 "선의로 자사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특허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는 전기차 업계 전체의 성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테슬라의 표준 제정자 지위를 공고히 했습니다.

법률 실무 관점에서 이러한 접근은 표준화 기구의 FRAND 선언과는 달리, 로열티 없이 일방적으로 기술을 개방한다는 점에서 더 과감한 전략입니다. 그러나 기업이 자사 기술에 대한 충분한 경쟁력과 우위를 확신할 수 있을 때만 추천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경쟁 구도 재편을 위한 선택적 권리 불행사

특허 불행사 확약은 경쟁관계를 재편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노벨의 2006년 협력은 선택적 특허 불행사 전략의 교과서적 사례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노벨의 SUSE Linux 고객들에게만 특허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이는 리눅스 진영을 분열시키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이처럼 특정 경쟁자와의 선택적 동맹을 통해 시장 내 편가르기를 유도하는 전략은 강력하지만, 법적 리스크 관리가 중요합니다. 이러한 합의가 시장 분할 담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면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플랫폼 생태계 구축을 위한 권리 불행사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들은 생태계 구축을 위해 권리 불행사 확약을 활용합니다. Open Invention Network(OIN)는 IBM, 구글, 소니 등이 주도하여 리눅스 플랫폼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한 특허 비공격 연합입니다. OIN 회원사들은 리눅스 관련 특허를 상호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개발자와 기업들이 특허 침해 우려 없이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우리 고객사들 중 플랫폼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이라면, 핵심 특허는 보호하되 플랫폼 확산에 필요한 특허에 대해서는 선별적 불행사 확약을 검토할 가치가 있습니다. 이는 생태계 참여자들에게 법적 안정성을 제공하며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실제 사례

사례 유형 전략적 의도 효과 및 이슈
테슬라 (2014) 공개 비소송 서약 (일방 선언) EV 기술 표준 확산 및 시장 공동 성장 유도. 잠재 경쟁자인 타 EV업체를 동반자로 포섭하여 내연기관 차량 공동 대응
  • EV 핵심기술 업계 채택 가속.
  • 테슬라 브랜드 및 기술 리더십 강화.
  • 특허 독점 포기에 따른 직접 손해 거의 없음 (기술 우위 유지 자신감).
  • 반독점 이슈 없음 – 오히려 프로-컴페티티브(pro-competitive)한 개방 전략.
MS-노벨 (2006) 제한적 상호 불소송 (협약) 노벨(SUSE)를 우군화하여 리눅스 진영 분열. 경쟁 리눅스업체(레드햇 등) 고립 및 압박. MS 윈도우와 리눅스 간 호환성 협력 확보
  • 노벨 SUSE 리눅스에 대한 특허소송 위험 제거로 고객 유인 강화.
  • 기타 리눅스 배포판에는 소송 위험 여전 – 시장에서 노벨에 심리적 우위 부여.
  • 커뮤니티의 반발(GPL 위반 논란) 및 MS의 평판 리스크 초래.
  • 반독점 법적 문제는 없었으나 시장 분할 의도로 비판받음.
구글-삼성 (2014) 광범위 상호 불소송 (쌍방 합의, 10년) 안드로이드 생태계 결속 강화. 상호 특허전 휴전으로 애플 견제 (안드로이드 진영 vs 애플 구도에서 우위)
  • 양사 특허전 비용 절감 및 협력 관계 강화.
  • 안드로이드 OEM들의 안정감 향상.
  • 애플에 고립 압박 메시지 전달.
  • 업계에 협력 장려 시그널.
OIN (2005~) 다자간 특허 불소송 네트워크 리눅스 플랫폼 보호 및 특허 공동방어. 회원 간 특허공유로 오픈소스 생태계 육성
  • 3,000+개 기업 간 특허 무소송 지대 형성.
  • 리눅스 개발 활성화 및 보급 가속.
  • 회원이 아닌 기업의 특허공격 억제 효과.
  • 개방형 가입으로 반독점 문제 최소화 (참여 자유로운 연합).
구글 OPN 서약 (2013~) 특정 OSS 특허 불소송 공개 서약 (조건부) 오픈소스 생태계 신뢰 구축. 개발자/스타트업들이 구글 기술 채택을 망설이지 않도록 유도.
  • OSS 활용 심리적 장애 제거.
  • 해당 OSS 기술의 확산 촉진.
  • 단, 방어적 종료 조항으로 상호주의 담보.
  •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

전략 관점에서의 권리 불행사 확약

권리 불행사 확약은 게임 이론적으로 단순한 권리 포기가 아닌 전략적 행위입니다. 구글의 Open Patent Non-Assertion(OPN) 서약은 "오픈소스 사용자에게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만약 해당 기업이 구글을 특허로 공격하면 약속을 철회할 수 있다"는 조건을 명시했습니다. 이는 'Tit-for-Tat(맞대응)' 전략으로, 협력은 협력으로, 공격은 공격으로 대응하여 상호 협력을 유도합니다.

이처럼 적절한 조건과 제한을 설정한 불행사 확약은 시장 참여자들의 협력을 유도하면서도 악의적 행위자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접근법입니다.

법적 고려사항과 반독점 이슈

권리 불행사 확약을 설계할 때는 법적 구속력과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법원은 일반적으로 불소송 확약을 비독점적 라이선스와 유사하게 해석하므로, 확약의 조건과 범위를 신중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또한 반독점법적 고려도 중요합니다. 테슬라의 특허 공개나 OIN과 같은 개방형 특허 협력은 경쟁을 촉진하는 친경쟁적(pro-competitive) 행위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제약업계의 'Pay-for-Delay' 합의처럼 특정 경쟁자 배제나 시장 분할 목적으로 불소송 확약을 활용한다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실무적 권고사항

  1. 확약의 범위와 조건 명확화: 권리 불행사 확약을 설계할 때는 대상 기술, 대상 기업, 조건부 철회 가능성 등을 명확히 명시하여 법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2. 전략적 목표와의 연계: 단순히 특허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확대, 생태계 구축, 경쟁 구도 재편 등 명확한 비즈니스 목표와 연계하여 설계해야 합니다.
  3. 반독점 리스크 검토: 특히 경쟁사와의 협력이나 다자간 특허 풀 형성 시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을 사전에 검토해야 합니다.
  4. 상호주의 원칙 적용: 일방적 권리 포기보다는 "우리를 공격하지 않는 한 소송하지 않겠다"는 방어적 조건을 포함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결론

권리 불행사 확약은 특허를 무기로만 여기던 시대에서 탈피해, 필요에 따라 전략적으로 공유하며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현대적 IP 전략입니다. 특허 보유 기업들은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 상황에 맞게 이 전략을 유연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음으로써 더 큰 경쟁력을 확보하는 역설적 지혜가 특허 전략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파인특허법률사무소는 고객사의 비즈니스 목표와 연계한 최적의 전략 수립을 지원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