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명은 어디까지 특허가 될 수 있을까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특허 실무에서도 새로운 질문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AI 알고리즘 자체를 특허로 받을 수 있는가?”, “기존 업무를 AI로 수행하도록 바꾸면 발명이 되는가?”, “AI가 만들어 낸 결과물을 사람이 그대로 출원할 수 있는가?”와 같은 문제입니다.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AI 발명의 성립성’과 ‘AI의 발명자 적격’을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자는 AI 관련 기술이 특허법이 보호하는 기술적 발명에 해당하는지를 묻는 문제이고, 후자는 그 발명을 누가 창작한 것으로 볼 것인지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전자인 발명의 성립성, 즉 미국법상으로는 주로 patent-eligible subject matter의 문제를 중심으로 한국과 미국의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1. 한국에서 AI 발명이 성립하려면 — “AI를 사용했다”가 아니라 “기술적으로 구현되었는가”가 중요합니다
우리 특허법은 ‘발명’을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아이디어, 인간의 판단이나 정신적 활동, 수학적 공식 그 자체 등은 원칙적으로 특허법상 발명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AI 발명이라고 해서 별도의 완전히 새로운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지식재산처의 AI 심사실무 역시 기존 컴퓨터·소프트웨어 발명의 판단기준을 기본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AI 발명의 성립성과 관련해서는 소프트웨어에 의한 정보처리가 하드웨어를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실현되는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요소가 됩니다.
예를 들어 “신경망을 이용하여 불량품을 판별합니다”라는 아이디어만 제시하는 것보다는, 카메라 또는 센서로 데이터를 취득하고, 특정 전처리를 수행한 후, 학습된 모델이 데이터를 처리하여 판정 결과를 생성하며, 그 판정 결과에 따라 생산설비를 제어하는 구조와 같이 정보처리가 실제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청구항에 단순히 ‘프로세서’, ‘메모리’ 또는 ‘서버’라는 표현을 추가하였다고 해서 당연히 발명의 성립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AI 기술의 실질이 추상적인 업무규칙이나 단순한 데이터 처리 아이디어에 머물러 있다면 성립성뿐만 아니라 진보성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AI 특허를 준비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중요합니다.
“이 발명에서 AI를 사용한다는 표현을 제외하더라도 남는 구체적인 기술적 구성과 작용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을수록 특허로서의 완성도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2. 미국에서는 어떻게 판단할까요? — 하드웨어 결합보다 ‘추상적 아이디어를 넘어선 기술적 적용’이 중요합니다
미국에서는 AI 발명의 특허적격성을 주로 35 U.S.C. §101에 따라 판단합니다.
미국 특허법은 특허대상을 process, machine, manufacture, composition of matter의 네 가지 범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연방대법원 판례에 따라 abstract idea, law of nature, natural phenomenon은 이른바 ‘judicial exception’으로서 특허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AI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이 가운데 abstract idea, 즉 추상적 아이디어입니다.
미국에서는 흔히 Alice/Mayo framework라고 불리는 분석방법을 사용합니다. 우선 청구항이 수학적 개념, 인간의 정신적 판단 또는 일정한 경제활동 등 추상적 아이디어를 대상으로 하는지를 살펴봅니다. 그리고 추상적 아이디어에 해당한다면 이를 넘어서는 practical application 또는 significantly more가 존재하는지를 판단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일반적인 컴퓨터에서 알고리즘을 실행한다고 기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USPTO 역시 일반적인 컴퓨터를 단순한 도구로 사용한 것인지, 아니면 컴퓨터 또는 다른 기술분야 자체를 개선하는 구체적인 기술적 해결책을 제시한 것인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AI 특허 실무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AI 기술 자체의 성능 개선도 특허적격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기계학습 모델의 구조를 개선하여 저장용량을 줄이거나, 연산량을 감소시키거나, 기존 학습정보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작업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라면 물리적 장치를 직접 제어하지 않더라도 컴퓨터 또는 AI 기술 자체의 개선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미국에서는 “AI가 현실의 장치를 제어하는가”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AI 또는 컴퓨터 기술 자체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있는가도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3. 한국과 미국은 비슷하지만 강조하는 지점이 다릅니다
한국과 미국 모두 “AI 알고리즘이라는 이유만으로 특허가 된다”거나, 반대로 “소프트웨어이므로 특허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두 국가 모두 기본적으로 추상적인 아이디어와 구체적인 기술적 해결수단을 구별하려고 합니다.
다만 실무상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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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한국 |
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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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법리 |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인지 판단합니다 |
35 U.S.C. §101에 따라 특허적격성을 판단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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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SW의 핵심 기준 |
정보처리가 하드웨어를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실현되는지가 중요합니다 |
추상적 아이디어인지 및 practical application이 존재하는지가 중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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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알고리즘 |
원칙적으로 발명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
abstract idea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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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컴퓨터의 단순 사용 |
성립성 또는 특허성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
일반 컴퓨터에 단순 적용한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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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자체 성능 개선 |
구체적 구현과 기술적 효과가 중요합니다 |
computer 또는 AI technology improvement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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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상 강조점 |
구성요소, 정보처리 및 하드웨어 구현의 구체화가 중요합니다 |
technological problem과 technological solution의 연결이 중요합니다 |
정리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정보처리가 컴퓨터 또는 하드웨어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구현되는지’를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추상적 아이디어를 넘어 기술 자체를 개선하는 구체적인 적용인가’를 보다 직접적으로 검토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4. 한국과 미국에 동시에 출원한다면 “AI가 무엇을 한다”보다 “어떻게 개선하는가”를 작성하여야 합니다
AI 특허에서 자주 발견되는 문제는 명세서가 지나치게 결과 중심으로 작성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표현만으로 발명을 설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AI를 이용하여 정확도를 향상합니다.”
“머신러닝을 통해 이상 상태를 검출합니다.”
“딥러닝을 이용하여 최적값을 산출합니다.”
이러한 설명만으로는 한국과 미국 어느 국가에서도 강한 특허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좋은 AI 특허 명세서에서는 어떠한 데이터를 입력하는지, 기존 방식에는 어떠한 기술적 문제가 있는지, 데이터를 어떠한 방식으로 전처리하는지, 모델 또는 학습 구조가 기존 방식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그러한 차이로 인해 어떠한 기술적 효과가 발생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처리속도 향상, 메모리 사용량 감소, 연산량 감소, 통신량 감소, 정확도 개선, 시스템 안정성 향상 또는 장치 제어성 개선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 출원을 예정하고 있다면 명세서 작성 단계부터 다음과 같은 논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Technological Problem → Technological Solution → Technological Improvement
한국 출원을 위해서는 여기에 더하여 해당 정보처리가 시스템 또는 하드웨어와 어떠한 관계로 구체적으로 수행되는지를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결국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AI 특허 전략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AI를 사용하였다”는 사실 자체를 발명으로 작성하기보다, “AI를 이용하여 기존 기술의 어떠한 문제를 어떠한 구체적인 기술수단으로 해결하였는가”를 발명의 중심으로 작성하여야 합니다.
파인특허법률사무소의 제언
AI 특허의 경쟁력은 ‘AI’라는 단어 자체에서 발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향후 AI의 활용이 일반화될수록 단순히 “AI를 적용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신규성이나 진보성을 인정받기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특허에서 보호하여야 할 핵심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새로운 방법, 모델의 새로운 구조, 학습 또는 추론 효율을 개선하는 방법, AI 결과를 실제 시스템에 적용하는 새로운 제어방식, 그리고 그로부터 발생하는 구체적인 기술적 효과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법체계는 표현과 심사구조에서 차이가 있지만, AI 특허에 관하여 요구하는 방향에는 상당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추상적인 AI 아이디어가 아니라, 구체적인 기술적 해결책을 특허로 작성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