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99: 꿈의 물질인가, 특허의 딜레마인가? - 변리사가 바라본 상온초전도체 특허심사의 현주소

파인특허
July 8, 2024

안녕하세요. 파인(Pine)특허법률사무소입니다.

변리사의 입장에서 LK-99 상온상압 초전도체에 대한 심사 상황을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초전도체 분야의 직접적인 전문가는 아니지만, 특허법과 심사 과정에 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이 사례를 검토해보고자 합니다.

LK-99: 꿈의 물질인가?

2023년 7월, 한국의 연구팀이 상온 상압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물질 'LK-99'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전 세계 과학계가 들썩였습니다. 이는 수십 년간 과학자들의 꿈이었던 '실온 초전도체'의 발견을 알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물질로, 만약 실온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가 개발된다면 에너지 손실 없는 송전, 자기부상열차, 초고속 컴퓨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특허청의 심사 결과, LK-99의 초전도성에 대한 의문성이 제기되어 최초거절이유통지가 발행되고, 연구원과 변리사에 의해 대응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공동출원 규정에 따른 거절이유는 합의로 인해 해소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아직까지도 문제시 되는 것은 발명의 재현성입니다.

재현성, 원천 특허의 핵심

LK-99와 같은 원천 특허의 경우, 재현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특허 등록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해당 기술의 실제 가치와 응용 가능성을 판단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재현성이란 동일한 조건에서 같은 실험을 반복했을 때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의미합니다. 과학적 발견이 의미 있으려면, 다른 연구자들도 같은 방법으로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LK-99와 같이 파급력이 큰 발견일수록 더욱 엄격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심사관이 재현성 부족을 주요 거절 이유로 든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 및 연구기관에서 LK-99 합성을 시도했으나 초전도성을 확인할 수 없었으므로, 특허를 허여할 수 없다는 취지의 통지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수치의 모호함과 원소 조합의 불확실성

심사관은 또한 특허 출원서에 기재된 수치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허에서는 발명의 범위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하는데, 너무 넓은 수치 범위는 이를 어렵게 만듭니다. 또한, 초전도성 세라믹 화합물을 구성하는 원소의 조합에 대해서도 명확성이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지적은 특허의 핵심 요건인 '명확성'과 '상세한 기재'를 충족하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특허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그 내용을 보고 똑같이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하게 기재되어야 합니다. LK-99의 경우, 이 부분이 미흡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진행 상황

현재 LK-99 특허 출원은 별도의 보정서 없이 지정기간연장이 5회 진행 중입니다. 이는 연구팀이 재현성 입증을 위해 추가적인 시간을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보입니다. 특허 출원 과정에서 지정기간연장은 출원인이 거절이유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때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시간과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지정기간연장이 계속될수록 특허 등록까지의 시간은 길어지며, 그 사이에 다른 연구자들이 유사한 기술을 개발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만약 학계에 의해 재현 가능성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최후 거절이유 통지 없이 바로 거절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LK-99 연구팀에게는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최후 거절이유 통지는 일반적으로 출원인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는 절차입니다. 그러나 재현성이 입증되지 않은 경우, 심사관은 이미 충분한 기회를 주었다고 판단하여 이 절차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 

특허 전략

만약 거절결정이 나오더라도, 연구팀에게는 아직 몇 가지 옵션이 남아 있습니다.

  1. 분할출원: 원 출원의 일부를 분리하여 새로운 출원으로 진행하는 방법입니다. 이를 통해 원 출원에서 문제가 된 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2. 재심사 청구: 거절결정에 대해 불복하여 다시 심사를 요청하는 절차입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나 주장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3. 심판 청구: 특허심판원에 거절결정불복심판을 청구하여 거절결정의 타당성을 다시 검토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절차들은 연구팀에게 추가적인 시간과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며, 그 사이에 재현성 입증에 성공한다면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재현성 입증이라는 과학적 도전과 특허 등록이라는 법적 절차가 맞물려 있는 이 상황은 특허 실무자들에게 상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특허법은 발명의 완성도와 산업상 이용가능성을 중요시하지만, LK-99와 같은 첨단 과학 발견의 경우 이를 즉각적으로 입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혁신은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지만, 그 혁신이 진정한 가치를 가지려면 철저한 검증과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는 특허 시스템뿐만 아니라 과학과 기술 발전 전반에 적용되는 중요한 원칙입니다.